이 굽이굽이 아름다운 산들 사이를 흐르는 강따라 천천히 내려간다. 설국열차를 떠올리는 배의 뒷편 엔진칸에서 소음과 매연에 질식하겠는데도. 나는 전망좋은 곳에 혼자 드러누웠다. 아무도 눕지 않다 하나둘 따라 눕는다. 소음과 매연대신 자유를 얻었구나. 하지만 화장실가다 들여다본 메인칸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테이블도 있고... 같은 돈 내고 억울하다. 어떤 여자애 둘이 나에게 막 따졌다. 1750밧이나 주고 자리가 없다며... 나도 게스트야. 라고 했더니 조용해졌는데 소원대로 좋은 자리에서 무릎 부딛히며 앉아있겠지? 젠장. 그러고보니 사과도 안하고 갔다. 현지인으로 오해받았다. 뭐 좀 웃프다.
라오스의 메콩강은 좀 더럽다. 사람들이 오며가며 오염시켜서 플라스틱이 떠 다닌다.
아무튼 이 소음.. 레이디가가 언니가 앤진의 소음을 물리쳤다. 라오스와 레이디가가라니... 만세!
엔진매연을 출발한지 네시간만에 깨닭았다. 그 전엔 잘 잤는데, 목이 칼칼하다. 보식언니가 주고간 스카프가 여로모로 참 유용하다. 그러고보니 지금 내가 입고있는 바지, 동남아에서 절대 꺼낼리 없을것같던 유니클로 패딩~ 방이있어도 너무 추워 매번 쓰게되는 침낭. 출발할때 여기저기서 주신 후원금들이랑(대체 왜...너무 감사해서 ㅠ 돈을 펑펑쓰기가 힘들어요~하지만 이미 펑펑 쓴다는ㅋ) 어느것하나 내가 나 혼자 잘난것이 없구나..
루앙프라방가기 참 멀고 험하다. 오늘은 좀 따듯했으면..
사진을 잘 안찍고있어서 노트북 대신 갤탭을 가지고 올걸 후회중이다. 사진대신 글로 써야지 했는데 그나마 귀찮다. 글도 사진도 가게부도 모두 패쓰.. 이 자연과 이 상황을 글로 쓸 재주가 없어 아쉽다.
언젠가부터 가고싶다 노래하던 라오스에 어쨋든 와있다. 허... 정말 별거아니다. 영어 못해도 한개도 안어렵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불쑥 한국사람도 나타난다. 지금 같은 배에 네명이 친해져서 숙소도 같이 묵게 되었다. 아마 라오스 여행도 함께 할지도..
미연은 23살로 20살부터 여행중이다. 여행하는 방식이 굉장히 멋지다. 맘에들면 한군데 한참있어서.. 인도 호주 방콕에서 몇년인데 안가본 곳이 더 많은 아이. 빠이마지막 밤 재즈바에서 만났는데, 라오스 가는 슬로우보트를 서로 예약해둔걸 알아서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우린 친구가 되었고 미연이 많이 도와주고있다.
그리고 두 친구는 영훈과 명호. 영훈은 인천 사람이고 27살. 호주 워킹 이년동안 돈벌고 방콕 동남아 여행중. 명호는 광명 친구고 제대하고 동남아 여행중인데 둘이 방콕에서 만나 함께하고 있단다. 오토바이 사고로 팔꿈치가 까졌길래 쌉언니가 준 연고를 발라주었다. 말 놓고 지내기로 했는데. 역시 남자애들은 어려워한다.
5시40분 해가 지려한다. 배뒷편에 노을이 졌으니 동으로 가고있구나... 곧있으면 별을 볼수있겠지?
ㅡ1/23 메콩강 배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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