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11-20 케이프타운

여행 2014. 6. 1. 15:19
5/11 혼자서 커스텐보시국립공원 가려다 실패. 그래서 다시 해변을 걷자하고는 숙소근처 퀸스비치에 갔다. 이 해안도로가 참 이쁘구나~ 찬찬히 걸으며 돌고있는데 사람들이 조깅을 한다. 그럼 나도 걸어서 캠스베이비치에 가냐겠다. 살살 걸으며 해안도로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니 꽤 걸린다. 걸어서 두시간쯤 걷고보니 캠스베이비치. 나는 이 해변을 좋아한다. 끈에 있는 바다위 바위에 누워 웅장한 파도를 온 감각으로 느껴본다. 햇살이 간혹 나타나면 몸이 따뜻해지고~ 그러다 잠이 들었다. 추워서 깼을땐 한 이십분쯤 자고 난 뒤.. 주섬주섬 일어나 아슬아슬 바위를 건너 해변을 다시 걸었다.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추위를 달래고 버스를 타고 썬셋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이틀연속 신나게 걸었지만, 하나도 안힘들다.(사실 힘들다. 즐겁단 뜻임.. ㅋㅋ) 온몸으로 부딛혀 현지인 놀이중^^
5/12 커스텐보시도 가고 같이 밥도 먹음. 테이블마운틴 갔음. 차 드라이브
준영이는 오토바이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 터였다. 숙소를 구하다 고고아프리카에 남겨놓은 내 글을 보고 연락이 왔고, 마침 우리 숙소를 소개해서 함께 머물 수있게 되었다.
이제 결혼도 해야하고. 일에서 휴가도 못내나깐, 15일 휴가에 아프리카를 무리해서 온터였다. 어릴땐 자전거로 유럽도 다녀왔다. 나와보면 여행 선배들이 무지하게 많다. 현실적인 일을 생각하면, 어떻게 하면 여행만 하고 살수있을까를 생각하는 나를 발견한다.진심으로 여행이 좋다. 이제 4개월 넘었을 뿐이라 아직 모르지만, 여행을 더 길게 하고 싶다.
준영이 이미 차 렌트를 한 덕분에 함께 전날 가려다 못간 커스텐보시국립공원도 가고(내가 가자하기 힘둘어 말않고있었는데, 마크가 추천했는지 아침엔 가게 되었다. 럭키! 하고싶다거 생각하면 다 하게 된다니깐~^^)
테이블 마운틴도 갔다. 운이 죽으라고 좋다! 계속 흐리더니 우리가 올랐을땐 구름이 거짓말처럼 개여서 케이프타운 전체를 볼수있었다. 그 위를 천천히 한바퀴 걸었다. 내가 우주인이 되어 화성을 천천히 걷는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준영이 사준 커피한잔을 들고 부유하며 케이프타운 일대를 돌아보았다. 아름답고 웅장하다. 그리고 썬셋도.. 아름답고 특별한 곳이다.

5/13 비자신청. 대사관에서 한국인 아이를 만나서 같이 워터풀가고 놀았음.

5/14 풀문. 조시랑 멜리사랑 라이언헤드.
첫날 길을 읽고 시그널힐부터 라이온 헤드를 올랐다가 비가와서 내려왔다. 맘속에 저 꼭대기를 가고싶다. 그것도 풀문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라오스에서 만났던 시몬과 멜리사(멜리사 집이 케이프타운, 결혼하기 위해 나보다 이틀전에 와있던 터였다. 내가 올린 테이블마운틴 사진을 보고 연락해준거였다!! 아 행복한 여행) 에게 보름달 라이온헤드 갈건데, 썬샛도 보고 야경도 보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다.
당연히 오케이. 친구들을 몇달만에 만났다. 사실 살짝 첨엔 서로 어색. 별로 안친한건 당연하잖어?! ㅎㅎ
그들의 친구 둘을 더 소개받아 다섯이서 등산을 했다. 내가 오르던 길은 그냥 능선이었을 뿐. 체인과 암벽타기의 연속인 산 꼭떼기에 죽음을 각오하고(오바 좀 있음) 오르고 올라(친구들이 계속 기다려줬음. ㅠㅠ) 정상에 도착한 순간..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었다. 아름다운곳이다.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힘들게 올라와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고~ 멜리사가 챙겨온 샌드위치와 사과를 먹고 좀있으니 바다 쪽에서 해가 지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썬셋은 정말 특별하다. 끝없는 바다에서 해가 지는데 그 붉음과 반짝임은 거대한 한폭의 그림같다. 그리고 빨리 진다. 해가 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오른쪽 테이블마운틴 쪽에서 보름달이 뜨기 시작했다.
보름달. 태어나서 가장 큰 달을 보았다. 정말 가까이에 있구나~ 달이 태양보다 크다는 느낌은 처음 갖아보았다. 누가 고무줄을 달아 달을 막 땡겨 놓은것같다.
"우리 나라에서는 달나라에 토끼 두마리가 산다고 믿어. 두마리가 떡(설명하기 어려워서 한국에서 영어강사했던 시몬,멜라니가 도와줌)을 만든다고 믿어"
친구들이 왜 그렇게 믿냐고 묻길래, 달 표면이 그렇게 생겼다고, 착한 사람은 토끼 두마리가 보일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어릴땐 이런 얘기들 곧잘 했었는데, 이런 동화들을 얘기하지 않은지가 참 오래도 되었다고~
어두워진 산길을 기듯이 엉덩이로 내려와서 다시 달을 보았다. 나무 가지 사이에 달이 걸려있었다.
"저것봐. 나무가 젓가락 같아. 떡을 집었어"
라고 하자 알아들었는지 아닌지, 친구들이 웃었다.
아름다운 석양과 커다란 동화같은 보름달을 동시에 바라보았던 이 날의 추억은. 그리고 죽을것같았던 암벽등산의 경험은,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오랫동안 남을것만 같다.

5/15 비자받음. 민경을 만났음. 점심을 로드푸드에서 먹고 저녁엔 김치로 밥 먹음. 한국인들 만나서 음식 김치랑 라면 얻음.
한국사람들에게 받는걸이 너무 많아. 행복한 남아공.
조벅에서 재워주신 선교사 내외분. 내 일행. 요셉. 점심을 하사한 민경. 김치볶음과 멸치볶음, 밥을 몇봉다리 챙겨와주신 한인섭 목사님.
그리고 차드라이브도해주고 맛난 밥도 나눠준 준영과 거리에서 만나 1분도 안본 우리에게 남은 라면과 짜파게티. 김치 음식들을 하사하신 현대자동차 직원들(거리에서 한국말 들려서 인사했더니, 음식 남았다고 가지고 가라고. 회사 연수차 왔다가 담날 갈터라고~그래서 호텔로 가지러 갔더니 엄청 챙겨주심)
정말 인생은 살만하지 않은가?!!! ㅎㅎㅎㅎ

5/16 예지가 왔음. 예지 비자신청. 매번 맛있는 음식을 먹음. 요리짱.
어린 이 친구는 바라나시에서 만났다. 바라나시는 확실히 특별한 공간이다. 원래 스페인에서 만날까? 하던차에 아프리카에 계획보다 오래 있을것같아 아프리카로 오라고 했더니 단숨에 날라왔다.
예지를 보고있으면 고맙고 즐겁다. 한편 같이 오랫동안 여행해야해서 걱정되지만, 내가 더 잘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예지는 언니같다. 22살짜리 언니~ ㅎㅎ 내 밥을 챙기는 녀석.
나는 어쩜 이리 인복이 많을까? 여신이라 이런가??

5/17 조시. 멜리사와 와인가든. 요셉이랑 해어져서 한식파티했음.
조시 멜리사와 작별인사를 하는것은 슬픈일이다. 그들 덕분에 케이프타운이 더 특별해졌다.
어느 누구보다 더 특별한 여행을 할수 있었다.
나는 술을 못마시는데, 와인을 대하는 친구들을 보고 와인을 배우고 싶어졌다. 설명을 다 해주고, 듣고. 냄새를 마시고 조금씩 음미하고, 와인에 대해 혹은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좋은 공간에서 천천히 "즐기는" 그들.
나도 그렇게라면 마실수 있어~^^
시몬이 조금씩 맛보게 해준 와인 한목음씩에 차이를 조금씩 느끼고. 내가 좋아하는 와인도 조금씩 알아가는 특별한 공간. 시간이었다~
돌아와 저녁에 요셉과 한국인들과 내게 있는 음식으로 한식 파티를 했다. 요셉과는 살갑진 않지만 믿음이 가는 사이인것같아 아쉬움이 크다. 나는 썬플라워즈 스탑에서 캣앤무스로 전날 숙소를 옮겼는데, 썬풀라워즈에선 매주 토요일에 브라이(바비큐)를 한다. 친구들과 오겠다고 약속한 터였지만, 요셉과의 저녁이 우선이라 가지 못했다. 한국인들은 어디서도 음식을 나눠 먹는다~ ㅎㅎ요샙은 다음날 트럭킹을 할터였다. 나는 비싸기도 하고 정해진 일정이 좋지 않아 그냥 이동하기로 해서 신청하지 않았지만, 한번은 하고팠던 트럭킹~
요셉이 즐겁기를 바라본다.
5/18 미트 댄싱파티에 가서 종일 놀고 예지와 썬플라워게스트 갔다가 캠스페이비치 갔음.
클럽은 정말 신났다. 간만에 몸좀 풀었네~ ㅎㅎ 동서양. 흑. 백인 다 함께 즐거운 음악에 맞춰 함께 어울렸다. 아 흑인들의 유연함이란~ 고기도 무지하게 먹었다. 한국이 5명(나미비아 같이 가게 됨)과 팔리샤, 알리(5살)와 그 엄마. 이렇게 가서 한명당 거의 50란드(5000원)에 미친듯이 먹고 춤추고~ 거기서 소라(한국인 유학생)도 만나서 인사하고 페북도 주고받았다. 매일매일이 신난다~ ㅋㅋ
5/19 쇼핑. 마다카스카르 사는 엄마랑 딸 알리. 그녀가 유럽에서 일할만한 곳을 알려주었다. 바라나시를 좋아하는 그녀. 말라위에서도 만날것같고. 왠지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녀가 아쉽다. 팔라니는 조벅 사람인데 케이프타운에서 일하는 흑인. 한국을 무척 좋아하고 우리에게 무척 잘했다. 그녀가 팔찌를 선물했다. 헤어짐은 늘 아쉽다.

5/20 나미비아로 가고있다. 숙소에서 만난 세명의친구 세희, 현진, 한준과 나미비아를 같이 가게 되었다. 차를 렌트해서 같이 투어할수있을것같다. 좋은 애들이다. 옆에는 문이 자고있다. 착하고 다정한 아이다. 어린데도 가끔 언니같다. 인터케이프 버스는 비싼데, 편하다. 아이러니하다. 이 버스도 780란드(78000원) 이동경비를 줄여보려면 로컬이나 히치하이킹을 해야하는데, 남쪽은 주로 인터케이프를 이용하게 될것같다. 쯧~ 경비를 좀더 아껴야할듯. ㅠㅠ
5/20 저녁 9시 국경건너기 직전.
Posted by heyus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