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케냐로 이동. 나이로비에서 바로 비행기를 타고 이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 밤 10시쯤에 떨어져 숙소 찾아 달라달라를 탔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를 두고 택시기사와 달라달라 기사가 따귀를 때리고 싸웠다.
한명당 10비르(500원)라고 해서 탔는데, 내릴때쯤 150을 요구. 결국 바가지를 썼다.
차안에서 친하게 웃으며 대화했던 소녀들도 그 기사의 요구에 동조하고..
결국 이티오피아 첫인상은 웃으며 뒷통수 맞는 기분이다. 이티오피아에대한 기대가 커서였을지 몰라도 조금 실망 스러운 기분이었다. 왠지 더 아프리카 같고 다른 아프리카의 관광화된 느낌과 다를거라 기대했었나보다.
숙소는 별로였다. 셋이 같이 쓰는걸로 위안을 느끼는게 다고~ 자고 일어나 숙소를 옮기기 위해 세희와 둘이 한바퀴 돌았는데, 사실 길치라 헤맨것이다. 다니다 만난 사람들이 알려준 숙소를 찜해두고, 헤매다가 아브라함을 만나 길을 안내받았다.
한바퀴 돌아본 동네는 판자촌 같이 가난한 마을이었다.. 그 길. 그 마을의 위험하고 가난한 풍경은 두달반만에 겨우 진짜 아프리카를 보는것은 아닐까, 내가 그간 좋은곳의 여행만 했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이티오피아는 위험하다. 더럽다. 가난하다. 그리고 슬프고 애잔하다. 그런데 친절하고, 그런데도 열정적이고 다정하다. 오늘 반나절 다닌 경험으로는 나는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중 가장 좋을것같다. 실망했지만, 그래도 그대로다. 이건 무슨 느낌일까? ㅎㅎ
지금 숙소를 옮겼다. 와이파이도 빵빵하다. 맘에 든다. 이 숙소또한~
-6.30 아디스아바바

우리는(세희와 문과 나) 원주민들도 온다는 남쪽 케이아파르 목요시당과 징카 토요시장을 구경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1박 2일을 거쳐 (하루는 도중에서 자고) 징카로 왔다. 진카는 덥고, 작은 마을인데. 고산지대이고 오늘 길이 끝없는 산마을 연속이라 무척 이름다웠다. 이틀에 거쳐 두명의 여자를 희롱하던 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뒤에서 실날하게 욕해주고 정신없이 자고 도착한 징카는... 어느 애티오피아처럼 슬프다. 길거리 아이들이 구걸을 하고, 가이드를 자청한다. 나는 자꾸만 내가 왜 걸인들에게 돈을 주지 않는지를 생각한다. 내가 이 시드나(하루종일 나를 따라다니는 웃는모습이 이쁜 소년) 에게 신발을 사주는 것을 망설이는지를 생각한다.
함께 있던 아이들에게 박탈감을 줄수도 있다. 하지만 천원이면 이 아이의 거친 맨발에 신을 신길수 있다. 여전히 나는 방황중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자꾸만 내 여행의 방향이 사라진다. 혹은 깊어지는것일수도 있다.
일행들이 자겠다고 해서 혼자 길을 나섰다.
그때 시드나도 만났고, 시장에서 장기같은 것을 두던 이들과 함께 게임도 했다. 그리고 다시 길을 걷다 자기 집으로 오라던 엘리자베스를 만났다.
그리고 그녀가 요리를 해주었다. 조카들의 이쁜 웃음과 사진을 함께 찍고 즐거워하는 몇시간이 오랫만에 혼자만의 여행에서 느낄수 있는 나만의 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는것도(특히 문과) 너무 좋지만, 혼자의 여행은 내게 현지인 친구를 만들 기회를 준다.
아무튼 나는 이 곳 징카가 좋다. 우리 숙소 애들도 좋다. ㅎㅎ
- 7/2 9:14

2006년 6월 27일 저녁 12시 12분.
이티오피아 날짜와 시간이다.
우리는 지금 과거를 살고있다.
첫날 숙소에서 날짜를 적을때 시몬(숙소 일하는 아이)이 날짜를 7월 2일이 아니라 6월 25일이라고 하는것이 신기해 오는 분나(커피)집에서 언니에게 물어보니 날짜가 다르게 가고있었다. 돌아와 숙소에서 시몬에게 올해의 연도도 다른것을 들었다. 너무 흥분된다. 과거를 살고있다 나는.
자신반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이티오피아. 우리 셋은 이티오피아 이곳 징카를 정말 좋아한다. 어제는 케이아파르 목요시장에 갔다. 징카에서 1시간. 가는 길이 아름다웠다. 버스 안에서 내가 만나고싶어했던 반나족들을 만났다. 그리고 우린 서로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서로 신기해했다. 부족 마을 투어하지 않고 이렇게 직접 만나 친해지고 싶었다. 그들은 사진을 같이 찍어도 같은 버스에 탄 내게는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우린 그냥 친구가 되었다.
시장에는 1비르를 외치는 아이들이 넘쳐났다.
허그라고 하고 메달리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안아주고.. 그들중 몇은 내 머리카락을 땋아주었다. 너무 귀엽고 진지하게 내 머리를 땋아주던 아이의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그 아이와 손을 잡고 걸었다. 이 아이들은 때뭍어 1비르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배가 고프고 애정이 고풀뿐이었다.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함께 논 아이들은 내게 1비르를 외치지 않는다.
짖궂게 엉덩이를 만지고 욕설을 하는 애들은 지나가던 아이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내 야단치고 눈 맞추고, 웃으며 놀엊 면 다시 순수한 미소로 곁에 맴돈다. 이 아이들은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한터였다.
지나가던 우리를 초대한 15세의 똑똑하고 영리한 소녀 칼리마. 상점 딸인 그녀는 우리를 자기의 집으로 초대하길 바랬다. 하지만 돌아가야하는 우리는 그러질 못하고 오늘이나 내일 다시 가겠다고 약속했건만 지키지 못할것같다.
오늘은 또 마찬가지로 징카의 숙소에서 빈둥대고 낮잠자다가 우리가 좋아하는 레스토랑 가서 밥을 먹고(매번 같은 곳에만 간다) 포켓볼을 쳤다. 초보자 문에게 졌다. ㅎㅎㅎ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내일은 징카 토요시장이 있다. 그리고 모래는 다시 아디스아바바로 올라간다.
나는 매번 나라나 지역을 이동할때마다 그것이 좋다. 고 했다. 그건 사실이다. 그 곳, 그 사람들을 내 눈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연히 모든 곳이 좋아진다. 사람들처럼 장소도 그 사람도, 있는 그대로 본다면 다 좋을수 밖에. 그러니 이번 징카도 좋다. 그런데 좀더 특별하다~ 그래. 조굼더 특별한 공간들이다..
7/4 6시 28분

징카시장을 봐서 닭을 사다 숙소 일하는 애들이랑 먹자 했지만, 우린 닭을 살수 없었다. 닭이 살아 있어서.. 우리가 직접 죽여야하는 상황이 감당이 되지 않았다.
우린 그냥 터덜 타달 돌아와 시몬과 레스토랑을 가야겠다 맘 먹었다.
그때 어디선가 유,유!! 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사람들은 누구든 지나가면 유,유!! 라고 하기때문에 난 여러번 낙였던 터였다. 하지만 익숙하고 절실한 목소리! 저 멀리서 바이크 뒤에 탄 엘리자베스가 보였다. 아! 내 친구. 길잃은 날 자신의 집에 초대해 음식을 내주던 친구.
다시 찾아 갈수 없어 방문하겠노라 약속한갓을 지키지 못해 내심 걸렸는데, 문과 세희와 함께 음료를 사들고 한걸음 엘리자베스 집에 갔다.
계속 보고싶던 커피 세레모니를 직접 보여준 내 친구.
땀을 뻘뻘 흘려가며 생콩을 볶아, 갈고 그 자리에서 바로 커피를 끓였다. 두시간 남짓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좋아 우린 해어질때 꼬옥 서로를 껴안았다.
그리고 앨리자베스가 울었다.
여기 사람들은 정말 다 너무 좋다.
그리고 시몬과 함께 레스토랑에 가서 근사한 저녁을 먹었다. 전날 만나 예기한 아와사 친구 아부디와 아와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버스는 바로 올때와 마찬가지로 알바민치에서 하루 자고 아디스 아바바로 돌아간다. 알바민치에서는 고급 호텔에 묵고있다. 모기가 많지만, 가격도 평소보단 두배지만, 오늘은 세희 생일...
우린 케익 두조각을 사서 축하 해 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호텔의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우리 방에서 각자 소일을 하고 있다.
-7,6일 알바민치에서의 당일!
Posted by heyu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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