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511-20 케이프타운

여행 2014. 6. 1. 15:19
5/11 혼자서 커스텐보시국립공원 가려다 실패. 그래서 다시 해변을 걷자하고는 숙소근처 퀸스비치에 갔다. 이 해안도로가 참 이쁘구나~ 찬찬히 걸으며 돌고있는데 사람들이 조깅을 한다. 그럼 나도 걸어서 캠스베이비치에 가냐겠다. 살살 걸으며 해안도로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니 꽤 걸린다. 걸어서 두시간쯤 걷고보니 캠스베이비치. 나는 이 해변을 좋아한다. 끈에 있는 바다위 바위에 누워 웅장한 파도를 온 감각으로 느껴본다. 햇살이 간혹 나타나면 몸이 따뜻해지고~ 그러다 잠이 들었다. 추워서 깼을땐 한 이십분쯤 자고 난 뒤.. 주섬주섬 일어나 아슬아슬 바위를 건너 해변을 다시 걸었다.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추위를 달래고 버스를 타고 썬셋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이틀연속 신나게 걸었지만, 하나도 안힘들다.(사실 힘들다. 즐겁단 뜻임.. ㅋㅋ) 온몸으로 부딛혀 현지인 놀이중^^
5/12 커스텐보시도 가고 같이 밥도 먹음. 테이블마운틴 갔음. 차 드라이브
준영이는 오토바이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 터였다. 숙소를 구하다 고고아프리카에 남겨놓은 내 글을 보고 연락이 왔고, 마침 우리 숙소를 소개해서 함께 머물 수있게 되었다.
이제 결혼도 해야하고. 일에서 휴가도 못내나깐, 15일 휴가에 아프리카를 무리해서 온터였다. 어릴땐 자전거로 유럽도 다녀왔다. 나와보면 여행 선배들이 무지하게 많다. 현실적인 일을 생각하면, 어떻게 하면 여행만 하고 살수있을까를 생각하는 나를 발견한다.진심으로 여행이 좋다. 이제 4개월 넘었을 뿐이라 아직 모르지만, 여행을 더 길게 하고 싶다.
준영이 이미 차 렌트를 한 덕분에 함께 전날 가려다 못간 커스텐보시국립공원도 가고(내가 가자하기 힘둘어 말않고있었는데, 마크가 추천했는지 아침엔 가게 되었다. 럭키! 하고싶다거 생각하면 다 하게 된다니깐~^^)
테이블 마운틴도 갔다. 운이 죽으라고 좋다! 계속 흐리더니 우리가 올랐을땐 구름이 거짓말처럼 개여서 케이프타운 전체를 볼수있었다. 그 위를 천천히 한바퀴 걸었다. 내가 우주인이 되어 화성을 천천히 걷는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준영이 사준 커피한잔을 들고 부유하며 케이프타운 일대를 돌아보았다. 아름답고 웅장하다. 그리고 썬셋도.. 아름답고 특별한 곳이다.

5/13 비자신청. 대사관에서 한국인 아이를 만나서 같이 워터풀가고 놀았음.

5/14 풀문. 조시랑 멜리사랑 라이언헤드.
첫날 길을 읽고 시그널힐부터 라이온 헤드를 올랐다가 비가와서 내려왔다. 맘속에 저 꼭대기를 가고싶다. 그것도 풀문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라오스에서 만났던 시몬과 멜리사(멜리사 집이 케이프타운, 결혼하기 위해 나보다 이틀전에 와있던 터였다. 내가 올린 테이블마운틴 사진을 보고 연락해준거였다!! 아 행복한 여행) 에게 보름달 라이온헤드 갈건데, 썬샛도 보고 야경도 보지 않겠냐고 연락이 왔다.
당연히 오케이. 친구들을 몇달만에 만났다. 사실 살짝 첨엔 서로 어색. 별로 안친한건 당연하잖어?! ㅎㅎ
그들의 친구 둘을 더 소개받아 다섯이서 등산을 했다. 내가 오르던 길은 그냥 능선이었을 뿐. 체인과 암벽타기의 연속인 산 꼭떼기에 죽음을 각오하고(오바 좀 있음) 오르고 올라(친구들이 계속 기다려줬음. ㅠㅠ) 정상에 도착한 순간..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었다. 아름다운곳이다.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힘들게 올라와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고~ 멜리사가 챙겨온 샌드위치와 사과를 먹고 좀있으니 바다 쪽에서 해가 지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의 썬셋은 정말 특별하다. 끝없는 바다에서 해가 지는데 그 붉음과 반짝임은 거대한 한폭의 그림같다. 그리고 빨리 진다. 해가 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오른쪽 테이블마운틴 쪽에서 보름달이 뜨기 시작했다.
보름달. 태어나서 가장 큰 달을 보았다. 정말 가까이에 있구나~ 달이 태양보다 크다는 느낌은 처음 갖아보았다. 누가 고무줄을 달아 달을 막 땡겨 놓은것같다.
"우리 나라에서는 달나라에 토끼 두마리가 산다고 믿어. 두마리가 떡(설명하기 어려워서 한국에서 영어강사했던 시몬,멜라니가 도와줌)을 만든다고 믿어"
친구들이 왜 그렇게 믿냐고 묻길래, 달 표면이 그렇게 생겼다고, 착한 사람은 토끼 두마리가 보일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어릴땐 이런 얘기들 곧잘 했었는데, 이런 동화들을 얘기하지 않은지가 참 오래도 되었다고~
어두워진 산길을 기듯이 엉덩이로 내려와서 다시 달을 보았다. 나무 가지 사이에 달이 걸려있었다.
"저것봐. 나무가 젓가락 같아. 떡을 집었어"
라고 하자 알아들었는지 아닌지, 친구들이 웃었다.
아름다운 석양과 커다란 동화같은 보름달을 동시에 바라보았던 이 날의 추억은. 그리고 죽을것같았던 암벽등산의 경험은,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오랫동안 남을것만 같다.

5/15 비자받음. 민경을 만났음. 점심을 로드푸드에서 먹고 저녁엔 김치로 밥 먹음. 한국인들 만나서 음식 김치랑 라면 얻음.
한국사람들에게 받는걸이 너무 많아. 행복한 남아공.
조벅에서 재워주신 선교사 내외분. 내 일행. 요셉. 점심을 하사한 민경. 김치볶음과 멸치볶음, 밥을 몇봉다리 챙겨와주신 한인섭 목사님.
그리고 차드라이브도해주고 맛난 밥도 나눠준 준영과 거리에서 만나 1분도 안본 우리에게 남은 라면과 짜파게티. 김치 음식들을 하사하신 현대자동차 직원들(거리에서 한국말 들려서 인사했더니, 음식 남았다고 가지고 가라고. 회사 연수차 왔다가 담날 갈터라고~그래서 호텔로 가지러 갔더니 엄청 챙겨주심)
정말 인생은 살만하지 않은가?!!! ㅎㅎㅎㅎ

5/16 예지가 왔음. 예지 비자신청. 매번 맛있는 음식을 먹음. 요리짱.
어린 이 친구는 바라나시에서 만났다. 바라나시는 확실히 특별한 공간이다. 원래 스페인에서 만날까? 하던차에 아프리카에 계획보다 오래 있을것같아 아프리카로 오라고 했더니 단숨에 날라왔다.
예지를 보고있으면 고맙고 즐겁다. 한편 같이 오랫동안 여행해야해서 걱정되지만, 내가 더 잘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예지는 언니같다. 22살짜리 언니~ ㅎㅎ 내 밥을 챙기는 녀석.
나는 어쩜 이리 인복이 많을까? 여신이라 이런가??

5/17 조시. 멜리사와 와인가든. 요셉이랑 해어져서 한식파티했음.
조시 멜리사와 작별인사를 하는것은 슬픈일이다. 그들 덕분에 케이프타운이 더 특별해졌다.
어느 누구보다 더 특별한 여행을 할수 있었다.
나는 술을 못마시는데, 와인을 대하는 친구들을 보고 와인을 배우고 싶어졌다. 설명을 다 해주고, 듣고. 냄새를 마시고 조금씩 음미하고, 와인에 대해 혹은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며 좋은 공간에서 천천히 "즐기는" 그들.
나도 그렇게라면 마실수 있어~^^
시몬이 조금씩 맛보게 해준 와인 한목음씩에 차이를 조금씩 느끼고. 내가 좋아하는 와인도 조금씩 알아가는 특별한 공간. 시간이었다~
돌아와 저녁에 요셉과 한국인들과 내게 있는 음식으로 한식 파티를 했다. 요셉과는 살갑진 않지만 믿음이 가는 사이인것같아 아쉬움이 크다. 나는 썬플라워즈 스탑에서 캣앤무스로 전날 숙소를 옮겼는데, 썬풀라워즈에선 매주 토요일에 브라이(바비큐)를 한다. 친구들과 오겠다고 약속한 터였지만, 요셉과의 저녁이 우선이라 가지 못했다. 한국인들은 어디서도 음식을 나눠 먹는다~ ㅎㅎ요샙은 다음날 트럭킹을 할터였다. 나는 비싸기도 하고 정해진 일정이 좋지 않아 그냥 이동하기로 해서 신청하지 않았지만, 한번은 하고팠던 트럭킹~
요셉이 즐겁기를 바라본다.
5/18 미트 댄싱파티에 가서 종일 놀고 예지와 썬플라워게스트 갔다가 캠스페이비치 갔음.
클럽은 정말 신났다. 간만에 몸좀 풀었네~ ㅎㅎ 동서양. 흑. 백인 다 함께 즐거운 음악에 맞춰 함께 어울렸다. 아 흑인들의 유연함이란~ 고기도 무지하게 먹었다. 한국이 5명(나미비아 같이 가게 됨)과 팔리샤, 알리(5살)와 그 엄마. 이렇게 가서 한명당 거의 50란드(5000원)에 미친듯이 먹고 춤추고~ 거기서 소라(한국인 유학생)도 만나서 인사하고 페북도 주고받았다. 매일매일이 신난다~ ㅋㅋ
5/19 쇼핑. 마다카스카르 사는 엄마랑 딸 알리. 그녀가 유럽에서 일할만한 곳을 알려주었다. 바라나시를 좋아하는 그녀. 말라위에서도 만날것같고. 왠지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녀가 아쉽다. 팔라니는 조벅 사람인데 케이프타운에서 일하는 흑인. 한국을 무척 좋아하고 우리에게 무척 잘했다. 그녀가 팔찌를 선물했다. 헤어짐은 늘 아쉽다.

5/20 나미비아로 가고있다. 숙소에서 만난 세명의친구 세희, 현진, 한준과 나미비아를 같이 가게 되었다. 차를 렌트해서 같이 투어할수있을것같다. 좋은 애들이다. 옆에는 문이 자고있다. 착하고 다정한 아이다. 어린데도 가끔 언니같다. 인터케이프 버스는 비싼데, 편하다. 아이러니하다. 이 버스도 780란드(78000원) 이동경비를 줄여보려면 로컬이나 히치하이킹을 해야하는데, 남쪽은 주로 인터케이프를 이용하게 될것같다. 쯧~ 경비를 좀더 아껴야할듯. ㅠㅠ
5/20 저녁 9시 국경건너기 직전.
Posted by heyusea
,

140508-10 케이프타운

여행 2014. 6. 1. 15:17
어제는 혼자 버스를 타고 아무데서나 내려 여행을 해볼까 하고 나가다 뒷산을 발견하고 물어물어 올랐다. 오르는 길이 없어서 철조망 두개를 뚫고(이미 누가 뚫어놓은 개구멍이 있었으니 내가 발견한 길이 아니라 나는 누군가가 다닌 길을 가고있던게지만) 열심히 잡초와 억세들을 제쳐다며 무조건 오르기만했다.출발지점에서 뱅 돌며 올라가고있다는것은 방향치인 나도 알수있었지만, 왠지 이 산 전체에 나 혼자라는 사실이 오히려 묘한 안도감과 성취감을 주어 포기할수가 없었다. 한참을 올랐다. 동내 뒷산도 싫어하는 내가 한시간쯤 헤매며 올라가니 땋! 차 도로가 놓여있었다. 차가 다니는 유명한 관강지였다. 이 일대를 다 볼수있는.. 관광차 몇대와 차들에서는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중국인 단체관광인들이었다. 순간 나는 중국인이되었다. 특별한것은 없었다. 혼자 헤매며 나는 특별하다. 자유롭다. 라고 생각했지만... 정상에서는 사람들이 한가득. 나는 그저 중국인이 될 뿐이었다. 올라오며 했던 자만심이 피식거리는 웃음과 함께 날라갔다.
사실 별 언덕은 아닐지모른다. 하지만 나는 산을 싫어한다고~ 그리고 다들 내가 이 산에 오르는지 모르니깐, 내가 죽으면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할거라는 두려움도있었다.. 길에서 객사하고싶다고 했던 내 자신이 변하는 순간이었다. 이젠 다르다. 내 죽음을 사람들이 알고 슬퍼해주면 좋겠다. ㅎㅎ
그래도 나는 특별하고프다. A그룹,B그룹의 팻말이 돌아다니고 중국인들이 모이기 시작할때 나는 산속을 또 뚫고 걸었다. 찻길로 가지 않기위해 애쓰며~ 그리고 곧 아름다운 능선을 만났다. 그 바다와 그 산맥줄기들을 뭐라 표현할까.. 거제에서 언니랑 산맥 등산을 하던때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조금 더 웅장하고 조금 더 위험하다. 바람이 무척 거친데, 주위에 나무 한그루가 없다. 맨몸으로 바람과 싸우며 평형을 유지해야한다. 사실 이렇게 말해도... 어렵지 않은 걸수도있다. 나는 그저 내 수준에서~ ㅎㅎㅎ
한참을 걸었더니 바위 산이 보였다. 사실 바위산은 애초에 보였지만, 더 더 가까이 곁으로 다가왔다. 이 산은 라이언헤드 이다. 그 위용이 사자 머리같다.
잠시 비가 온다. 옷이 젖었고 춥다. 그러다 또 해가 쬔다. 옷이 마르고 썬크림이 필요하다. 아이언헤드 꼭데기에 오를때쯤 갑자기 비가 막 쏟아진다. 세상은 온통 내 발 아래 있는데, 이 비땜에 추위에 돌돌 떨다니..
큰 나무 하나에 몸을 의지하다 비를 맞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하산... 하산중에 앞에 나타난것은 테이블 마운틴이다.
산밑에서 만난 흑인 아저씨에게 내가 이 길로 가면 테이블 마운틴으로 갈수있냐락고 했더니 놀라며(내 상상일지도 모른다. 내게 들리는 모든 영어는 다 내 상상력에서 나온다! ㅎㅎㅎ) yes. u can. keep going~ 이라고 했던것이 생각났다. 이래서 놀랐나?
비를 맞으며 테이블마운틴으로 걸을지를 생각하다 중턱까지 다다랐을때 cable close. 을 발견했다. 케이블카가 안하는것 뿐이지만. 진짜 비가 어마하게 왔으니 포기. 요셉이나 문이 오면 그때 함께 하기로 한다.
또 비를 피하다 두명의 흑인 언니들을 만났다. 큰 나무 밑에 앉아 있느는 날 발견하고 그들도 비를 피해 온 터였다.
여기서 뭘 기다려?(다시 말하지만, 상상일지도 모른다) 라고 묻길래 비가 가길 기다려. 라고 말했더니 막 웃었다.
그들이 버스를 발견했고 함께 웃으며 뛰어가 흑인들만 타는 로컬 버스(봉고)를 흑인들처럼 고개 꾸겨가며 서서 타고 가다가 언니들과 인사하고 롱스트릿에 내렸다.
나는 아직 배가 고팠다. 테이블 마운틴을 못가서가 아니라 진짜 배가 고팠다. 아침 10시에 나와 두시반이었다. 오랜지 두개 까먹고 나온터였다. KFC가 보인다. 어제처럼 하기로 한다. 점심에 KFC세트를 5천원에 사서. 남겨서 저녁에 먹는거다.(위가 줄어서 그렇습니다. 돈 없어서 그런거 아닙...)
배가고프니 6천원 짜리로.
먹고 나오는 길에 해가 비친다.
운 참 좋다. 롱스트릿에 해가 비치고 젊고 세련된 이들이 거리를 활보할때 나는 그 해를 도로 한가운데 사거리에서 쬐고 몸을 말리고 있었다.
다들 나를 거지쯤으로 볼테지만, 몸이 따뜻하니 세상이 다 좋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이번엔 버스카드로 타는 신식 버스) 숙소에 돌아왔다.
어제의 하루는 혼자라 느낄수있는, 어리숙함이 만든 최고의 하루였다. 이래서 여행은 혼자해야 제맛이다.

오늘은 빨래를 했다. 밀린 빨래를 다 하고 있는데, 같은방쓰던 애가 다가와 세탁기보다 이게 더 좋은거야? 라고 묻는다. 나는 재빨리 세재가 없어. 라고 했는데, 그녀가 세재도 있어. 라고 했다! 갓뜨~ 사실 나는 20란드(세탁기 비용)를 아끼고자 한거였다. 오! 몰랐어. 고마워. 라고 하고는 다시 빨래 돌입.

도미방을 내 옷들로 치장하고는 입을 옷 없어 여름 옷들(사실 다 여름옷. 춥습니다. 아프리카!ㅠㅠ) 만 입고는 어제의 계획을 실현하고자 늦게야 나왔다.
나와 버스정류장에 있는데, 다시 봉고 아저씨가 "캠프베이"라고 외친다. 재빨리 탔더니 이번엔 조수석.
운전 아저씨가 이것저것 물어본다. 스시먹으러 가냐며.자기 스시 좋아한다며(상상입니다!ㅎㅎ) 그리고 내릴때 악수를 청하길래 했더니 손등에 뽀뽀했.. 쉣!
여행내내 느끼지만, 나는 자리운, 날씨운이 좋지않다. 고래상어보러 토포갈때도, 바라나시에 왔다갔다할때도 케이프타운도 내내 비가온다. 그리고 먹구름이 가득. 난 비를 좋아하니깐 내가 비를 몰고 다니는거야. 라는 자뻑 여신 모드로 견디고 있는데, 이 해변에 들어서자 너무 춥다. 그런데.. 이 웅장함은 어쩌란걸까? 화창함에서는 볼수 없는 이 웅장함과 무게감. 영화 "폭풍속으로"가 생각난다. 해변을 찬찬히 걷는다. 음악도 벗고 파도소리를 벗삼아. 그리고 가만히 바다앞에 앉는다. 눈을 감는다. 바람과 바다가 만나 내는 소리가 첨엔 멀리서 들리더니 점점 귓가에서 그 위용을 드러낸다. 무섭다. 자연이 내는 소리의 위엄.
눈을 뜨니 바다가 파도가 구름이 하늘이 태양이... 빛남이 때론 뿌연 꿈같은 전경이 다시 펼쳐진다. 행복하다. 라고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날씨 운이 좋은것같다고도 생각한다..
이 무시무시하지만 아름다운 광경을 볼수있잖은가. 날씨가 흐려 사람도 많지 않고..
벤치에 나와 또 앉는다. 이번엔 음악과 함께.. 흑인 장사꾼들이 다가오다 내가 돈이 없단걸 알고 다들 친구모드로 바뀐다. 즐기라고 손가락도 치켜준다. 나는 늘 생각하지만 비주류랑 금방 친해진다. 내가 없어보여 그런가보다. ㅎㅎ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이 좋다.
지금은 카페에 앉아있다. 바다가 바로 눈앞에 있다. 페이스북에 커피가 먹고싶다고 했더니 타리가 당장이라도 돈을 보내주고싶다고 했던게 생각났다. 사실 2천원도 안하는데.. 너무 엄살 떨었나보다. 이 분위기에 커피 한잔 안해주면 여행자의 도리가 아니지...
그리고 나는 300원을 더 주고 빅 사이지의 커피를 마시고 있다. 카페안에는 신나는 레게가 흐르지만 내 귀에는 막시밀리엄 허커의 잔잔한 노래다 흐른다.
커피는 맛있고 전망도 죽이고 외국이고(아프리카고!) 혼자고 빨래도 다했고 음악도 좋고 걱정할것도 없고 때때로 구름밖으로 햇살도 나와 따뜻하게 해주고.. 눈앞에는 외국인들이 영화처럼 왔다갔다하고 개들도 영화처럼 해변을 뛰어놀고.. 연인들도 벤치도... 지금 바로 다 꿈속같은 순간이다.
어제는 산이었고 오늘은 바다고 내일은 또 뭐가 기다릴까?
다시 말하지만, 나는 내가 나라 참 좋다. 내가 비주류라 좋고, 내가 또라이라 좋고, 내가 겁없어서 좋고 또 내가 멍청해서 좋다..
이 실수의 연속이 가져다주는 행운이 지속 되기를..
5/10. 저녁 5시가 되어가는 시간 여기 카페이름이 뭐지? 아무튼 켐스베이에서^^

그리고 숙소에 돌아오니 오늘 토요일. 벡페커스에서 브라이를 해서. 고기를 사다 구어먹고 마크와 앤드류와 니나와 열심히 놀았다. ㅎㅎ 말이 안통해도 친구가 될수있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0522-30) 나미비아 투어. 함께라 좋은 시간  (0) 2014.07.07
140511-20 케이프타운  (2) 2014.06.01
140505~07 더반  (0) 2014.05.07
140504 스와질랜드의 마지막 밤  (0) 2014.05.07
140504 마푸토에서 다시 하루.  (1) 2014.05.07
Posted by heyusea
,

140505~07 더반

여행 2014. 5. 7. 01:47
스와질랜드에서 더반으로 넘어오는 국경은 너무나 쉽다. 하지만 지친다.
8시반에 미니벤에 올랐지만 4시간이 지나서야 출발할수있었다. 사람이 다 차야만 떠난다~ 아 아프리카!
좁은 차에서 7시간을 달린다. 도중에 국경에서 도장을 받는데, 우리의 당초 계획과 달리 남아공 날짜를 연장해 주지 않았다. 이년던에 바뀌었단다. 인접국가를 다녀오면 다시 돌아온 날짜로 한달 연장이 되지 않는다는것.
나는 21일까지 여유롭지만, 요샙은 17일까지! 문제는 요셉은 트럭킹을 끊어놓은것. 18일 출발날짜다. 이리 저리 알아보다 그냥 국경을 넘어보기로 한다.
무튼 덕분에 바나나백베커스에 도착하니 7시가 넘었다. 7시간 여장이 12시간이 되는 순간.
더반은 사실 별 기대 없으니 종일 뒹굴거리기로 하다가. 오늘 점심 먹으러 낮에 나갔다왔다.두어시간동안 더반이 좋아졌다.
이쁜 오빠들이 서핑을 즐기는데, 엄마야 너무 재밌다.한참 넉놓고 보다가 파도타키를 배워보고싶은 맘이 생겼다.
파도가 아주 근사하다.
해운대나 광안리가 생각난다.어딜거나 한국에서 본것과 겹치니 한국이 참 좋은 곳이긴 했구나~
이 곳은 와이파이도 빵빵하고 쉬기에도 최적인데.
요셉이 참 소매치기를 당했다. 다행이 큰 돈은 어니다. 200란드. 우리돈 2만원 정도? 늘 조심해야겠다~
아프리카가 좋으냐는 말을 자주 듣는데.. 잘 모르겠다.
좋다. 크고. 생기있고. 특생있다..
하지만 나는 남아공주변에만 있었으니..이곳은 그냥 외국같다. ㅎㅎㅎ
티비에 보는 아프리카라기보다 티비서 봤던 유럽이나 미국같은 느낌.
빨리 아프리카를 즐기는 모험을 하고싶다!
ㅡ 5/7. 더반에서 케이프타운으로 넘어가기 하루 전날! 인터케이프 타려면 좀 일찍 출발해야함.선교사님이 톡을 보고 연락이 없으심. 어쩌나~~?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0511-20 케이프타운  (2) 2014.06.01
140508-10 케이프타운  (2) 2014.06.01
140504 스와질랜드의 마지막 밤  (0) 2014.05.07
140504 마푸토에서 다시 하루.  (1) 2014.05.07
140501 토포비치에서  (2) 2014.05.03
Posted by heyusea
,